기록물/맛집

제주도의 근고기집들

Delilah_ 2020. 8. 28. 12:40

제주도에서 시간을 보내며 가장 많이 먹은 음식이 바로 근고기집이었다. 두껍게 썰어낸 근고기의 참맛을 속초에서 처음 깨달은 후, 제주에서 먹기를 벼르고 별러오던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세 곳을 방문했기에 기억하기 위해 적어보는 제주도의 고기집들.

1. 복자씨 연탄구이 (성산 본점)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해맞이해안로 2764

맛집으로 유명한 고기집 중, 묵고 있던 숙소에서 가장 가까웠던 고기집. 남편의 친척동생 부부와 함께 방문했다. 리뷰에 너무 덥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조금 걱정하면서 들어왔는데... 그럴 수 밖에 없다! 바다가 보이는, 창문을 열어둔 고기집 = 핵덥다. 뷰와 땀을 맞바꾸며 고기를 먹었다.

매우 두툼하다. 입 안에서 질겅질겅 씹으니 돼지고기의 향과 맛도 입 안 가득 퍼진다. 다만... 이 날이 너무, 극도로 더운 날이었기 때문에 고기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 뷰를 느끼면서도, 감성을 즐기면서도, 환기를 잘 시키면서도 시원할 수 있는 방법은 정녕 없었을까? 땀을 뻘뻘 흘리며 고기를 먹었다.

고기는 맛있지, 날은 너무 덥지.. 이 탓에 한라산과 맥주를 섞은 소맥을 벌컥벌컥 들이켰더니 곧바로 술이 취해버렸다. 이 날 블랙 아웃되어 기억을 잃음(ㅠㅠ) 김치찌개에, 김치말이국수까지 맛있다고 연신 외치며 야무지게 먹던 기억을 마지막으로 그 이후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고기의 맛이 제일 좋았어서 제주 여행이 끝날때까지 그 집 진짜 맛있었는데 진짜 더웠지. 그래서 너무 더워서 일찍 취한 것 같아. 를 거듭 이야기했다. 날이 덥지 않을 때 재방문을 해야겠다.


2. 까망돼지 (서귀포점)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일주동로 8524

제주의 거의 모든 음식점은 10시가 되면 문을 닫는다. 더군다나 내가 방문했던 날은 월요일이었기에 영업을 하지 않는 고기집도 수두룩했다. 한라산을 등반하고 마사지까지 받고 난 9시 경, 가고 싶었던 모든 고기집의 문이 닫혀있는 것을 확인하고 선택권 없이 들어간 까망돼지.

산을 워낙 힘들게 오르내렸던 탓이었을까, 가장 맛있게 근고기를 먹었다. 특히나 함께 먹은 김치찌개의 맛이 특별했다. 처음엔 맛만 볼까 싶어서 공기밥 한 공기를 시켜 나눠먹었는데, 결국 밥 한 공기를 더 시켜내고야 말았다. 다만 고기집에 고추냉이가 준비되어있지 않았던 점이 아쉬움.. 여러 마요네즈소스와 매운 소스가 준비되어있긴 했는데 우리는 손도 대지 않았다. 선생님, 근고기는 고추냉이인데요ㅠㅠ


3. 도민상회 (월정점)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행원로1길 32-3

방문한 세 집 중 가장 깔끔하고, 시원해 이용하는 게 가장 쾌적했다. (물론 고추냉이도 있었다) 다만 그 외에는 별다른 특별함을 찾아내지 못했음. 혹시 우리가 고기를 먹기엔 너무 이른, 점심시간에 방문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한라산을 등반하고 먹은 돼지고기의 기억이 강렬했기 때문일까? 의문을 던지기엔 이 곳도 다이빙 후에 방문했는데욤...

김치찌개 역시 칼칼하고 고기도 실했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군내나듯 쿰쿰하면서도 달달한 김치찌개의 맛은 아니었다. 그래도 다이빙의 허기를 잠재우듯 서로 한 공기씩을 클리어하고 식사를 마쳤다.

우리의 결론
• 사실 웬만한 제주도 근고기집은 다 맛있다.
• 그래서 쾌적하거나 깔끔하거나, 뷰가 좋거나 등의 이유로 고기집을 평가한 듯.
• 우리는 모든 고기집에서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그러니 김치찌개의 맛이 고기집 선택의 관건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