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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신정호, 웜사이트 온양기록물/맛집 2020. 10. 20. 09:29
남편이 출근을 한 토요일 오후. 혼자 산책 겸 책도 읽을겸 신정호수로 나섰다. 왠지 신정호의 입구처럼 느껴지는 우즈 베이커리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한 후 걸었던 호수 한 바퀴. 가을이다. 바람도 하늘도 들판마저 시원하고 색이 깊다.
어릴적 아산시에 잠깐 살았던 내게 지역명 온양은 왠지 시골같은 느낌이다. 아마 아산에 비해 비교적 덜 발전되었던 당시 온양의 이미지 탓일 것이다. 또 우리 가족은 온양 온천을 매주 주말마다 방문하곤 했는데, 오래된 것 같아보였던 온양에 비해 당시 스파비스니 워터파크니 새롭게 단장한 아산 온천이 더 신식처럼 보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보니 온양, 이라는 예쁜 이름만큼이나 이 작고 조용한 도시를 수식할 수 있는 말은 또 없을 것 같다.
호수를 반 바퀴, 2km쯤 돌았을 때 그래서 눈에 더 들어왔던 웜사이트 온양. 전체가 내려다보일 정도로 높은 건물이 우뚝 솟아있었다.가게는 두 섹션으로 나뉜다. 베이커리와 푸드를 파는 영역. 그리고 음료 영역.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집을 나섰기에 푸드 영역을 조금 둘러보았으나 파스타와 리조또가 가득했다! 전날까지 집에서 파스타를 해먹고 나온 나는 메뉴판 앞에서 조금 망설였고...
조리빵을 선택하기로 함. 방금 나왔는지 빵이 전부 후끈후끈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고, 그 앞에서 흥분한 나도 콧김을 뜨겁게 뿜어냈다...
2층으로 올라가 아래가 내려다 보이는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바람이 조금 차가워서 빵이 금방 식는게 아쉬웠지만 맛은 변치 않았다.
짜지 않고, 과하지 않은 소스가 빵과 너무 잘어우러짐. 빵을 먹으며 할 일을 천천히 하려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일단 빵을 다 먹고 일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일을 얼추 끝내고, 호수와 논뷰가 보이는 곳에 차례로 앉아있었다. 벼를 수확하는 트랙터를 보며 멍을 때리고 있다가 혼란한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도 사람들은 규칙적으로 잘 살아가고 있구나. 싶었다. 빨리 코로나가 끝났으면 좋겠다.
오후 네다섯시 쯤이 되자 바람이 점점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커피를 한 잔 더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카페 이름 그대로 따뜻한 곳에 따뜻한 볕이 쏟아지고, 아이들은 그 주위를 뛰어다녔다.
온양이라는 이름 그대로가 매우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기록물 >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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