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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산, 복천 뼈다귀감자탕
    기록물/맛집 2020. 10. 20. 20:32

    내가 뼈다귀 감자탕을 처음 먹었던 때는 기억나지 않지만, 감자탕을 먹던 순간순간은 기억한다.
    아주 어릴 적 부모님과 테이블의 큰 냄비를 바라보던 기억, mt에 다녀온 날 아침 친구들과 학교 근처 감자탕집에서 해장을 하던 기억, 항상 양이 적을까봐 걱정했으면서도 밥까지 다 볶아 먹고나면 항상 배가 불러 괴로워하던 기억까지.
    30년이 넘도록 나는 매 순간 감자탕에게 진심을 표현했었다...

    복천 뼈다귀감자탕

    늘 감자탕 집에 가면, 항상 뼈다귀 해장국과 감자탕 중 하나를 골라야한다는 사실에 치열하게 고민하곤 했지만 나는 거의 모든 경우에 감자탕을 선택했다. 전골에 들어갈 사리와 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볶음밥 때문이었다.

    이 날도 해장국과 전골 중 선택권 앞에서 다소 고민하다가 여느때와 같이 전골을 주문하기로 했다.

    아산에서 몇 안되는 맛있는 곳이라며 데려온 감자탕집. 왜 국내 모든 감자탕집 간판의 서체는 다 똑같을까? 폰트 이름이 감자탕체라도 되나? 흠 의문이다. 아무튼 역시나 가게는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고 우리는 하나밖에 남지 않았던 빈 자리에 앉았다.

    다른 집에 비해 다소 비싼듯 했던 감자탕 (소사이즈, 32,000원) 시래기와 깻잎 그리고 감자가 푸짐하게 나온다!

    감자탕만 보면 항상 생각나는 농담이 있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감자탕 집으로 유명한 집에 방문해서 감자탕을 시식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집 전골에 감자가 없었다는 거다. 방송 VJ는 특이하게도 이 집 전골엔 감자가 없네요? 하고 물었고, 이에 가게 주인이 머쓱하게 "아 네. 제가 감자를 안좋아해서요." 라고 대답했다는 일화.

    고등학교 때 기숙사 안에서 친구들과 얘기하며 낄낄거렸던 농담인데, 이제는 감자탕의 감자가 그 감자가 아닌, 고기의 감자를 뜻한다는 걸 앎에도 종종 생각나서 피식 웃곤 한다.

    하지만 이 집 감자탕엔 감자가 푸짐하다. 과연 인정받은 맛집답게 맛 또한 정말 맛있다. 간혹 감자탕의 국물이 깊지 않아 고기와 따로 노는 것 같은 맛의 가게가 있는데 여긴 조화가 아주 완벽함. 국물은 깊고, 고기는 연하다. 감자탕의 맛을 떠올렸을 때 가장 이상적인 맛으로 떠오르는 그 맛 그대로를 구현해낸다.

    반찬은 푸짐하지는 않지만 깍두기와 배추김치, 장아찌(정말 짜다)로 정말 필수적인 반찬만이 나온다. 고추냉이와 간장 소스는 요청 시 따로 내어주신다.

    고기를 다 먹고나자 수제비 사리를 조금 서비스로 주시겠다며, 의사를 물어오셨지만 볶음밥을 위해 거절했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음 (ㅠㅠ) 2,000원어치 1인분의 양이 전골 냄비 한가득이었다.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정말 알뜰하게 싹 긁어먹었던, 너무 맛있었던 감자탕집. 점심으로 감자탕을 먹고, 오후 일곱시가 되기까지도 배가 꺼지지 않아 너무 풍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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