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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 Tokyo, Japan / 키치죠지, 시부야기록물/해외여행 2018. 3. 15. 23:38
원래 귀국하는 비행기를 타러 떠났어야 했을 11일 일요일. 그러나 나는 이 날 비행기를 타러가지 않았다. 비행기를 쿨하게 보내주고, 내일을 예약하며 키치죠지의 근처에 있는 온천으로 향했다.
0311. 키치죠지
지난 이틀간 무리한 일정으로 지쳐있는 친구들에게 '그래도 오늘 일정은 키치죠지뿐이야. 조금만 참아' 라고 달래며 데려온 키치죠-지. 지하철에서 내리는 데, 이번 역은 키치죠-지역입니다. 라고 흘러나오는 안내 방송의 억양이 웃겨서, 한참을 친구들과 키치죠오-지, 키치죠오-지, 라며 장난치고 놀았다.
그리고 한국인의 90% 이상이, 일본으로 여행을 하면 꼭 들러 규카츠를 먹는다는 모토무라.
엄청 맛있게 먹었는데 한국 와서 알고 보니 이 곳... 평이 좋지 않은 곳이었다. 소고기에 돼지고기 기름을 넣는, 인공육을 사용하는 곳이라고... 뭣도 모를 때에는 맛있게 먹었으나 난 심지어 저 고기를 구워먹지도 않았기 때문에 찜찜함을 없애지 못했다. 두 번 다시 굳이 찾아가서 먹지는 않을 듯 싶다.
매일같이 하루 24시간을 종일 떠드는 13년 친구들이란 그렇다. 이미 서로의 패턴을 전부 파악해버렸다.
말장난을 위해 열심히 기승전결 중 기를 깔고 있으면, 단번에 결이 나와버린다. 한창을 걷다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헛소리, '도쿄에서 마시는 커피는...' 이라는 서두에 금세 나오는 '뉴욕헤럴드트리뷴!'
너무나 찰떡같은 아어이다에 김이 식다가도, 그게 또 웃겨서 길거리에서 셋이서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꽃을 사주는 사람과 만날테다.
내게 안겨주는 꽃보다도, 꽃을 보며 날 떠올렸을 그 마음이 예쁜 사람과 사랑할테다.
0311. 시부야
한때는 저 곳에 우리 오빠들이 올라가 있는 모습에 꺄꺄거리던 날들도 있었는데. 이제 그 자리에 위치한 브랜드를 제일 좋아하고, 옆자리에 치워진 그 오빠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 그런 나이가 되어버렸다.
'나 일본하면 떠오르는, 그 시부야 횡단보도에 가고 싶어. 그런데 사람이 많아서 싫을 것 같아.'라는 말에 친구가 일단 가보자며 데려가 준 시부야 거리. 평소보다 훨씬 사람이 없는 모습이란다 이게.
0311. 온천 후 마치야 라멘 가게
츠케멘을 맛있어 보이게 찍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듯.
라멘은 내 입에 너무 짜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유일하게 좋아하는 라멘이 바로 츠케멘이다. 그런 내게 미소 츠케멘이 맛있다고 추천해주시는 사장님의 말에 잠깐 고민한 후 지르는 마음으로 주문한 미소 츠케멘.
역시나 당연히, 내가 좋아하고 먹어왔던 논현의 츠케멘 맛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맛있어서 즐겁게 먹었다.
원래는 이 날, 귀국했어야 했으나 일련의 사건사고로 하루를 급작스럽게 연장하고 키치죠지 근처의 온천행.
집에 돌아와 친구와 또 쟈가리코에 맥주를 마시며, 그렇게 마지막 날 일본의 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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